천문연구원 " 관측자료 우수해 현대천문학 연구에 중요 자료 "
(서울=연합뉴스) 이정내기자=
우리나라 11세기 고려시대때 관측된 천문자료가 현대천문학으로도 풀지 못했던 `물병자리 변광성'의 비밀을 풀었다.
한국천문연구원 양홍진, 조세형 박사, 경북대의 박명구 교수와 고등과학원의 박창범 교수는
고려사와 증보문헌비고에 기록된 천문관측 자료를 통해 `물병자리에 있는 특이 변광성(R Aquarii)'의 물리량, 별 주위 두개고리, 밝기, 지구와의 거리 등에 관한 비밀을 풀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조선 초기 및 후기에 각각 편찬된 고려사와 증보문헌비고에는
" 1073년에 동벽(東璧)의 남쪽(물병자리)에서 객성(客星:새로운 별)이 나타났다 ",
" 1074년에 다시 동벽의 남쪽에서 객성이 나타났는데 그 크기가 모과만했다 "고 기록돼 있다.
객성이란 `새로운 별' 을 의미하는 것으로
현대천문학에서는 맨눈으로 보이지 않던 별이 초신성 이나 신성 폭발을 통해 아주 밝아져 맨눈으로 보일 정도로 밝아진 별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이 기록을 근거로 동벽에 나타난 별이 `물병자리 R 변광성'임을 입증했다.
이 기록을 통해 별이 폭발한 연도를 정확히 알게 됐고
이로부터 폭발에 의해 방출된 물질의 속도 등 다양한 물리량을 밝혀냈다고 설명했다.
두번째로 지금까지 이 별 주위를 둘러싼 두 개의 고리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가 의문이었는데
이 별이 1년 간격으로 두번에 걸쳐 폭발했다는 것을 알게 됨으로써 문제를 쉽게 풀 수 있게 된 것.
또 이 기록에 `크기가 모과만 했다' 사실을 통해 연구팀은
우리나라의 고천문 관측자료를 다각적으로 분석한 결과
모과 크기의 의미가 1∼2 등급의 밝기임을 확인하고 이 별의 폭발 에너지를 정확히 계산해냈다.
연구팀은 이어 이 별의 폭발시기를 기록을 통해 알게 됨으로써 이 별까지의 거리가 890광년임을 증명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오는 3월께 유럽천문학회지에 게재될 예정 이다.
학회측은 특히 이번 연구결과의 중요성을 인정해 논문에 포함된 천체그림을 저널의 표지 그림으로 선정, 싣기로 결정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양홍진 박사는 " 이 별에 대한 관측기록은 오로지 우리나라에만 있으며
중국이나 일본, 유럽 등 어디에서도 발견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는 우리나라의 고천문 관측자료가 우수해 현대천문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된다는 것을 입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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