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공대 출신이라 역사에 관심이 없이 살긴 했는데요,
그래도 왜 이런 중요한 이야기를 처음 듣게된 것인지.
이제라도 알게된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생각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네요.
원문보기 : [잡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일본 근대화와 조선침략 > 프라임차한잔 | DVDPrime
밑에 댓글로 쓰다가 글이 길어져서 따로 본문으로 올립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흔하고 널리 잘못 알려져 있는 역사 상식중에 하나가,
일본이 근대화를 먼저 성공하였기에 대한제국을 침략하여 합병하였다 입니다.
침략 결심 시점을 놓고 보면, 이것은 단언코 틀린 이야기입니다.
침략 완수 시점을 놓고 보면, 맞는 이야기입니다.
설명드리겠습니다.
일본은 내전에서 사쓰마번-조슈번 연합군이 막부군을 패퇴시킨 시점을 근대화 시작인 메이지 유신으로 봅니다. 이게 1868년입니다. 하지만 이후에 사쓰마 vs 조슈의 내전이 계속되었으므로(서남전쟁), 이게 끝난 1877년을 메이지유신 완성시점으로 보기도 합니다.
일본은 조선 침략을 언제 결심하였는가.
1873년입니다. 메이지 유신 끝나고 혼란기 상황에서도, 태정관 회의에서 사쓰마와 조슈 양쪽이 모두 조선침략에 동의하였고, 그 시기를 놓고 지금 당장 침략하자는 사쓰마 (사이고 다카모리)와 지금 내전 막 끝났으니 조금 더 힘을 기른 후 침략하자는 조슈번으로 갈렸습니다. 이 갈등이 유명한 '정한론' 논쟁으로, 이 갈등이 몇년 뒤 사쓰마-조슈 간의 내전으로 이어지는 계기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어느 쪽이든 조선 침략엔 동의한 상태였습니다.
이게 얼마나 골때리는 일이냐하면,
당시 일본에 아직 헌법도 없고, 근대 국민교육 교육시스템도 없고 (소학교-중학교-고등학교), 근대 행정기관도 없었습니다. 폐번치현령이 발표된게 불과 2년전 1871년인가 그럴껍니다. 근대적 통신 시스템, 근대적 교통 시스템도 자리잡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일본에 철도 노선이 단 한개로, 1년전에 시범으로 설치한 상태였습니다).
이 상황에서 조선 침략 시기를 논의하고 있었습니다.
참고로, 일본 최초의 헌법 제정이 이보다 16년뒤인 1889년입니다.
자기 몸도 못추스리는 놈이 왜 옆나라 침략부터 결심하는가.
조선을 침략해서 그 돈으로 근대화하자는 겁니다.
이걸 놓고, 경제적으로 침략해가며 종자돈을 마련하는 한편 야금야금 파먹어 들어가자는 이토 히로부미 및 조슈번 의견이 있었고, 그럴 것 없이 바로 무력으로 침략하자. 내가 조선에 사신으로 건너가서 조선 국왕앞에서 고의로 전쟁의 빌미가 될 만한 엄청난 불경을 저지르겠다. 내 한 목숨 던질테니, 이를 빌미로 조선을 침략해다오 라는 사이고 다카모리 (사쓰마번) 주장이 있었습니다.
이후 내전에서 사쓰마번이 패함에 따라, 일본은 시간을 두고 조선을 침략하자는 조슈번측에 권력이 넘어갑니다만, 그래봤자 십년쯤 뒤인 1883년 근방을 기약하고 있었을 뿐입니다.
그러니
조선이 일본에 보낸 신문물견학단이 술만 먹고 유학이나 논할 뿐, 서구문명을 배우는 데 관심이 없다고 한 후쿠자와 유키치의 조롱은, 아마도 당시 조선관리들의 정신상태를 보았을 떄 다분히 사실이겠지만, 그렇다고 사신단이 정말로 정신머리가 제대로 박혀서 공부를 하자고 하였을 때, 일본국이 가르쳐줬을 확률은 없었습니다. 이미 침략하자고 국론이 정해진 상태였으니까요.
조선은 이후 갑신정변 사건을 통해 일본의 의도를 눈치채고, 그래도 살아보겠다고 청나라 끌어들이고(청일전쟁 1894년), 러시아 끌어들이는 바람에 (러일전쟁 1904년), 10년이 더 걸려서 조선 침략이 1905년에 완성됩니다. 이 발버둥이 없었으면 조선은 일본 계획대로 더 일찍 침략당했을 겁니다.
우리가 1905년을 기점으로 생각하니까, 일본은 근대화에 성공해 있는 상태이고, 조선은 근대화에 실패하여 침략당했다 라고 생각하는 것이지,
일본이 조선침략을 마음 굳힌 것은 자신이 근대화되기 이전입니다 (1873년).
심지어 조선을 먹겠다고 청일전쟁을 벌이던 시점까지도, 일본은 헌법이 없는 상태였습니다.
제가 일본을 우리나라에게 있어서는 아주 위험한 나라. 침략성이 철철 흘러넘치는 나라라고 생각하는 이유중 하나가 이것입니다. 능력이 되든 안되든, 일단 조선부터 잡아먹고 보자는 게 반사신경처럼 튀어나오는 나라입니다.
그렇다면 일본의 근대화는 언제 이룩된 것이냐. 조선침략을 위해 벌인 청일전쟁, 러일전쟁 등의 전쟁배상금으로 일본은 근대화에 큰 도움을 받으며 근대국가가 됩니다. 애초 계획대로 조선침략하여 그 돈으로 근대화하자는 게 빙 둘러가기는 했지만 큰 틀에서는 맞아떨어진 거지요.
더불어 경제적으론, 처음엔 영국제 모직물을 조선에 팔아먹는 중간상인을 하다가, 영국으로부터 중고방적기를 사들여와서 면직물을 만들어다가 조선에 팔아서 돈을 모아 근대화에 보태지요. 조선은 아직 가정주부가 물레질로 천 만들던 시기이니까, 영국제 기계 방적기에 대항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조선 이외의 국가는 영국이 더 좋은 신형 방적기로 천을 만들어 직접 팔아먹고 있었기때문에(중국, 인도, 유럽, 아메리카 대륙 등), 영국이 처분한 구형 중고 방적기를 일본이 사들여 오긴 했지만 제품의 품질도, 가격 경쟁력도 영국산보다 처졌습니다. 그러니 일본이 -운요호 사건으로 조약맺어-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약점을 잡은 나라 조선에 달라붙어 팔아먹는 수밖에요. 나중엔 그마저도 일제 국산기계로 생산시설을 대체하는 데, 역시 물품을 팔 데가 조선밖에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조선 피 빨아서 근대화가 된 케이스가 일본입니다.
원문보기 : [잡담]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일본 근대화와 조선침략 > 프라임차한잔 | DVDPri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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