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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드라이빙 스킬이란 무엇인가? - 싱크로지 -

lionet 2010. 8. 28. 22:30

'운전 실력' 이라는 것에 대한 정의를 내려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물론 이 글은 모터스포츠 관점으로만 바라보고 글을 쓴것 이다.

 

대체 뭐가 운전을 잘하는거지?

 

좀 아는 사람들은 경주에 나가서 1등을 하는게 운전을 잘하는 거라고 생각할 것 이요,

 

모터스포츠에 관심이 없는 사람들은 택시기사아저씨나 버스등 운수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이

 

운전을 잘하는 거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

 

먼저 운전을 잘한다고 착각하는 케이스들을 정리해보자.

 

1. 운전을 오래했기 때문에 나는 운전을 잘한다.

 

2. 무사고 10년이기 때문에 나는 운전을 잘한다.

 

3. 고속도로나 간선도로에서 칼질을 잘하기 때문에 나는 운전을 잘한다.

 

4. 시속 350km/h 까지 속도를 내봤기 때문에 나는 운전을 잘한다.

 

5. 고성능 자동차를 가졌기 때문에 나는 운전을 잘한다.

 

정도가 되겠다.

 

이런 뻥구라 개간지 썬그라스가 먹히는 한국의 실태를 재대로된 교육과 필자의 글로써 얼마나 바꿀 수 있을지는 모르곘지만, 적어도 이 글을 접하는 사람들만이라도 재대로된 정보를 기억하기 바란다.

 

[운전을 오래했기 때문에 나는 운전을 잘한다.]

고수 앞에서면 작아지지만 잘모르는 사람들 앞에서는 '내가 운전경력이 몇년인데' 로 시작하는 운전 자랑이 시작된다. 그렇다면 환갑넘은 운전기사는 이미 슈마허도 울고갈 초능력자.

 

[무사고 10년이기 때문에 나는 운전을 잘한다.]

한국이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국이면서 교통사고 사망 1위를 하는 이유는 첫 째, 허접한 운전면허 취득 절차, 두 번째는 지금 싱크로지가 하는 것 처럼 드라이빙 스쿨들의 부재이다. 우리나라가 전세계에서 가장 운전면허 따기 쉬운 나라중 하나라는 것을 알고 있는가? 심지어 따는게 아니라 돈주고 사는 거란 말도 있다. 학원가서 얼마간 돈을 내면 공식을 알려주고 사람들은 그것을 외워서 그냥 실행에 옴기면 되는 것 이다. 국가에서 정해놓은 안전 수칙에는 어떻게 해야 대형사고가 나는지, 혹은 사고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서는 교육하지 않는다.

 

필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 작년까지 '현대 하이카 다이렉트 웹진 박숭세의 드라이빙 스쿨'에 여러가지 사고의 유형을 나열해서 사고를 피하는 방법에 대해서 강좌를 했던 적이 있다. 무사고 경력은 '자동차를 잘 조종할 줄 안다' 라고 표현해야지, 운전 실력과 연관짓기는 힘들다.

 

[고속도로나 간선도로에서 칼질을 잘하기 때문에 나는 운전을 잘한다.]

모터스포츠 후진국인 한국에서는 이게 짱먹어준다. 차간거리에 대한 센스와 시력이 좋은 사람들일 수 록 칼치지(일명 칼질)을 잘한다. 차 사이로 번개처럼 쑉쑉 피해다니면서 질주하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운전을 잘할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는 분명한 사실이다. 감각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칼질조차도 무섭게 느끼며, 깡이 좋아야 할 수 있기 떄문인데, 기본적으로 운전실력은 깡이 좋아야 한다. 허나 진짜 운전을 재대로 배우고 실력을 갖추게 되면 차량에서 반응하는 미세한 움직임까지 감지하게되어 점차 칼질을 못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차를 다루는데 있어서 렌덤하게 배치되어 있는 전방의 차량들을 피해나가는 것은 그리 어려운일이 아니고, 앞의 차량이 어떻게 움직일지 전혀 예측이 안되기 때문에 통상 대형사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시속 350km/h 까지 속도를 내봤기 때문에 나는 운전을 잘한다.]

최고속의 경우는 그냥 무지할 수록 속도를 더 낼 수 있다. 운전을 하나도 모르고 자동차의 위험성을 모르는 사람일 수록 이런건 쉽다. 그냥 엑셀만 밟고 있으면 되니까.

필자의 제자 중에 고3인데 20살인 녀석이 하나 있다. C63 AMG를 타는데 그걸로 300km/h를 넘기면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고성능 자동차를 가졌기 때문에 나는 운전을 잘한다. ]

위와 같은 내용이다. 과거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있었던 일인데 M3가 세라토 순정에게 추월당했다. 그 M3오너는 그 때서야 운전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운전실력이 좋고 나쁨에 대한 기준을 어떻게 글로 표현 할 수 있을까 고민해 봤는데,

역시 한 번 타보는 것 보다 좋은건 없다. 하지만 타보기 전까지는 한 번 자신이 운전 잘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한 사람들은 스스로를 깍아내리고 겸손해지길 거부한다.

 

이제 좀 전문적으로 들어가보자.

운전 실력은 여러가지 평가기준이 있다. 하지만 결론은 '누가 더 코너를 잘타는가' 이다.

가령 드레그와 같이 400m 직선만 달리는 경주일 경우 테크닉은 큰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큰 경주에는 언제나 스타트가 존재한다. 모든 경주에서의 스타트는 드레그 처럼 스타트를 잘하는 테크닉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직 스타트만 해서 30초 안에 게임이 끝나버리는 드레그에서는 출발과 변속(그것도 쉬프트 업 only) 테크닉밖에 구사할 수 없기 때문에 의미가 크지 않다. 그래서 운전실력은 결과적으로 코너링 스피드로 결론이 난다.

 

사람은 같은 코스를 20바퀴를 돌면 모든 바퀴를 똑같이 정확하게 탈 수는 없다.

하지만 연습을 통해서 언제든지 베스트하게 코너를 탈출 할 수있게 만드는것이다.

코너링에서의 변속(쉬프트 다운) 브레이킹을 통한 진입 테크닉, 그리고 진입이후 가속을 하는데 있어서 테크닉이 핵심이다.

진입을 할 때 차의 하중이 앞으로 쏠리게되는데 무게중심을 정확하게 앞타이어 위로 옴기는 것이 핵심이다.

이유는 타이어위에 하중이 걸렸을 때야 비로소 타이어의 접지면적을 최대한 크게 키워서 트렉션을 확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정확한 브레이크 조작은 푸싱언더로 이어질 수 있으며

너무 살살 밟으면 프론트에 하중이 걸리지 않아서 빠른 속도로 진입하는 것이 불가능해진다. 이때 타이어의 성능과 차량의 성능에 맞춘 진입 스피드가 온몸으로 느껴져야한다.

 

한계성능을 느끼는게 보통힘든게 아니다. 데이터 수식으로 나오는게 아니라 감각적으로 하중이 재대로 걸렸다라는 신호를 드라이버 스스로 감지해야한다는 것 이다. 문제는 그런 상황속에서 서킷을 수십바퀴 도는데 정확치못하면 바로 느려지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것 이다. 탈출 역시 마찬가지다. 많은 사람들은 코너를 진입한뒤에 핸들과 브레이킹으로 차를 코너 탈출구로 향하게 하려애를 쓰지만, 재대로된 레이스 테크닉은 진입 이후 엑셀링이다.즉 코너 진입을 마친뒤에는 엑셀로 감아서 탈출하는 것이 가장 빠르게 코너를 공략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설령 오버스피드로 진입해서 약한 언더스티어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엑셀 컨트롤로 차량을 안쪽으로 말수있는데, 그것이 턱인이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 할지어도 편하고 빠른 방법을 선택하기 마련, 그래서 위와같이 복잡하고 어려울것만 같은 정통적인 레이스테크닉은 기피하는 현상이 있어왔다.

10초에서 15초안에 승부가 갈리고 사실 드라이버의 비중이 낮은 드레그나 고속 칼질과 같은 운전을 해왔던 사람들이야 말로 조금만 노력을 기울이면 진정한 카레이서로 거듭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 건 참 희안한 일이기도 하다.더욱이 현재의 대세는 앞으로 가는게 아니라 옆으로 가는 드리프트가 큰 인기와 큰 시장을 구축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드라이빙 스쿨 같은 것이 생겨날리가 없다.

드레그는 분명히 모터스포츠임에도 불구하고 드라이버의 비중이 낮다보니, 스쿨까지 열어서 가르칠 만한게 없기 때문이다. 사실 스타트 기술이 좋은 사람이 옆에 타서 방법만 알려주고 혼자 스스로 연습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허나 모터스포츠, 즉 스포츠는 그렇게 쉬운게 아니다.

골프나 야구와 같은 스포츠 처럼 결국 인간만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하고 깊은 이론 내용이 있다.

골프를 칠 때 스윙 폼을 한번 알려주고 나면 혼자 연습해서 되는게 아니다.

혼자서도 열씸히 복습과 연습을 하고난 뒤에 틈틈히 레슨을 받고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스윙폼이 옳은지 점검을 받아야한다.

 

레이스 테크닉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필자가 드라이빙 스쿨을 장기간 가지려고 하는 이유도 그런 맥락에서이다.

한 번 브레이킹 방법을 알려준다고해서 수퍼천재가 아닌 이상 한번에 알아듣고 그것을 정확하게 구사하는건 불가능하다.

 

그리고 혼자서 연습을 할 때 여러가지 감각들이 전달해주는 정보들을 쉽게 처리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달릴때마다 타이어의 상태와 엔진상태, 서스펜션의 상태, 노면 온도 습도등이 다르기 때문에 연습하고 있는 동안에 잘못된 움직임을 '아 이게 재대로 된 건가?' 하고 착각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운전 테크닉에 있어서 실력의 증명은 렙타임으로 결론이 난다.

 

정말 올바르게 타고 있으면 렙타임이 빠르게 나와야하는 법.

운전 실력이란 것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어떤 운동과 비교하면서 생각하면 답은 쉽게 나오는 것 이다. 왜냐하면 '모터 스포츠'이기 때문이다.